대만 북부는 타이베이 하나만 보고 여행을 계획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 근교에는 저마다의 매력을 간직한 소도시들이 다양하게 존재합니다. 화려한 도시의 번화함보다는 자연과 조화를 이룬 고즈넉한 풍경, 지역 고유의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여행지를 찾는다면 대만 북부의 숨겨진 소도시들은 최고의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타이베이에서 접근성이 뛰어나면서도 여행객에게 비교적 덜 알려진 ‘스펀(十分)’, ‘진과스(金瓜石)’, ‘단수이(淡水)’ 세 곳을 중심으로, 그 매력과 여행 팁을 자세히 소개합니다.
스펀(十分) – 낭만적인 천등마을의 매력
스펀은 타이베이에서 열차로 약 1시간 30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는 작은 산간 마을로, ‘천등 날리기’ 명소로 특히 유명합니다. 핑시선(平溪線)을 따라 기차가 천천히 달리며 닿는 이곳은 기찻길과 나란히 이어진 좁은 골목길 위에서 직접 천등에 소원을 써 날리는 이색 체험이 가능합니다. ‘불빛에 소원을 담아 하늘로 보내는’ 이 감성적인 체험은 커플, 가족, 혼자 여행객 모두에게 인생샷을 남길 수 있는 인기 포인트입니다.
하지만 스펀의 진짜 매력은 천등을 넘어, 이곳의 전통과 자연이 조화된 고유한 분위기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과거 광산 마을이었던 스펀은 오래된 목조 건축물과 붉은 벽돌로 지어진 전통 가옥들이 그대로 남아 있어 과거로 시간여행을 온 듯한 느낌을 줍니다. 특히 스펀폭포(十分瀑布)는 ‘대만의 나이아가라’로 불릴 만큼 시원한 물줄기와 웅장한 경관으로 유명하며, 천천히 산책하며 사진 찍기에도 좋은 코스입니다.
또한 스펀역 주변에는 철도 박물관, 작은 기념품 가게, 향긋한 로컬 커피를 파는 카페 등이 밀집해 있어 여유롭게 머무르기 좋습니다. 현지인들이 추천하는 카페 ‘스펀 커피하우스’에서는 창밖으로 지나가는 기차를 바라보며 특별한 한 잔을 즐길 수 있죠. 여행 일정이 넉넉하다면 스펀에서 한나절 머물며 핑시선 열차를 타고 핑시나 징통(菁桐)까지 함께 둘러보는 것도 추천할 만합니다. 열차 자체도 오래된 목재 의자와 낡은 차체로 레트로 감성을 자극해, 대만의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진과스(金瓜石) – 대만의 골드러시가 남긴 흔적
진과스는 한때 대만 최대의 금광이 있었던 도시로, 지금은 그 유산을 관광 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는 역사 깊은 여행지입니다. 타이베이에서 버스나 차량으로 약 1시간 30분이면 도착할 수 있으며, 근처의 인기 관광지 ‘지우펀(九份)’과 함께 묶어 여행하기 좋은 코스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진과스는 지우펀과는 달리 훨씬 조용하고, 더 진지하게 대만의 근대사를 마주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진과스의 핵심 명소는 단연 ‘황금박물관’입니다. 이곳에서는 실제로 금광이 운영되었던 당시의 터널을 그대로 재현한 체험관이 있어, 노다지 채굴 체험부터 갱도 내부를 직접 걸어보는 실감나는 투어가 가능합니다. 또한 세계에서 가장 무거운 황금덩어리를 직접 만져보는 체험 코너도 있어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진과스 광산촌 내부에는 일본 식민시대의 영향으로 일본식 가옥과 정원이 곳곳에 남아 있어, 일본 문화에 관심이 많은 여행자라면 흥미롭게 관람할 수 있습니다.
고지대에 위치한 진과스는 사계절 내내 비교적 선선한 기후를 유지하고 있으며, 특히 여름에도 무더위가 덜해 대만의 더위를 피해 방문하기에 좋은 장소입니다. 트레킹을 좋아하는 여행자라면, 진과스 주변의 ‘차이투엔산(茶壺山)’ 등산로를 따라 산책하거나 산 정상에서 동중국해를 내려다보는 절경을 감상해보는 것도 추천합니다. 등산 후에는 진과스의 명물인 전통 찻집에서 차 한잔의 여유를 즐겨보세요.
진과스는 관광객이 상대적으로 적어 조용하고 여유로운 여행을 원하는 이들에게 최적의 소도시입니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근처의 ‘지우펀’까지 함께 여행하며 과거 금광시대의 번영과 그 이후의 쇠퇴, 그리고 현재의 문화적 부활까지 한눈에 볼 수 있는 독특한 여행 루트가 될 수 있습니다.
단수이(淡水) – 일몰이 아름다운 낭만 도시
단수이는 타이베이 MRT 레드라인 종점에 위치한 북부의 대표적인 항구 도시입니다. 도심에서 지하철만으로 쉽게 이동할 수 있는 접근성 덕분에 주말이면 많은 현지인들이 나들이를 즐기러 방문하는 핫플레이스입니다. 단수이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일몰 풍경’으로, 단수이 강변에서 해가 지는 모습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아름답고 낭만적입니다. 특히 일몰 시간대에는 붉게 물든 하늘과 강 위에 떠 있는 유람선이 만들어내는 풍경이 절경을 이루며, 커플 여행지로도 매우 인기 있습니다.
단수이에는 다양한 관광 명소가 몰려 있어 하루 종일 머물러도 지루하지 않습니다. 대표적인 역사 명소 ‘홍마오청(紅毛城)’은 네덜란드 식민지 시절에 지어진 붉은 벽돌 성으로, 내부에는 당시의 생활양식과 무기, 전시관이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옛 거리에서는 대만 전통 간식인 ‘아게이(油豆腐에 당면을 넣고 어묵 국물로 끓인 요리)’, ‘철알(鐵蛋)’ 등 독특한 먹거리를 경험할 수 있으며, 전통 공예품, 악세서리, 거리 공연 등으로 가득 찬 활기찬 분위기가 인상적입니다.
또한 단수이 강을 따라 이어진 산책로는 자전거를 대여하여 여유롭게 둘러보기 좋으며, 오후에는 강가의 작은 노천카페나 푸드트럭에서 커피를 마시며 버스킹 공연을 감상할 수도 있습니다. 단수이에서는 배를 타고 맞은편 ‘바리(八里)’까지 이동할 수 있으며, 바리 해변 산책과 자전거 코스도 즐길 수 있는 알찬 연계 여행이 가능합니다.
단수이는 접근성이 뛰어나 타이베이 일정에 무리 없이 포함시킬 수 있으면서도, 풍부한 볼거리와 먹거리, 로맨틱한 분위기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소도시입니다. 혼자든, 친구와 함께든, 가족과 함께든 누구에게나 맞는 여행지로 강력 추천드립니다.
대만 북부에는 타이베이 외에도 충분히 매력적인 소도시들이 즐비합니다. 스펀의 천등 체험과 감성 골목길, 진과스의 금광 역사와 조용한 트레킹 코스, 단수이의 로맨틱한 일몰과 먹거리 여행은 각기 다른 매력을 선사합니다. 타이베이 중심 여행만 계획하고 있다면, 하루쯤은 일정을 비워 이 세 도시 중 한 곳이라도 방문해보세요. 짧은 시간이지만 대만의 또 다른 얼굴과, 훨씬 깊이 있는 여행을 경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